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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디어릴리

Keyword2.

호기심

Editor.

디어릴리

어쩔 수 없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면

그리스 신화 속 인류 최초의 여자 판도라. 제우스는 마지막 선물로 ‘호기심’을 판도라에게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상자를 주며 절대 열지 말라고 신신당부합니다. 결국 판도라가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연 상자에서는 온갖 재앙이 퍼져 나옵니다. 절망한 판도라가 상자를 닫으려던 찰나, 상자에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희망’이 그녀를 위로하며 함께 세상으로 나옵니다.

사실 ‘판도라의 상자’는 신의 전유물이었던 불을 훔쳐 달아난 인간에게 주는 제우스의 벌이었습 니다. 호기심은 알고 싶다는 욕망입니다. 그러나 통제하지 못한 호기심이 곧 신에 대한 도전이 된다는 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에서 여러 번 되풀이되었죠. 특히 연인 사이에서 지나친 호기심은 의심이 되어버립니다.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신화도 그 중 하나입니다.

두 연인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들을 대공황 시기의 재즈바에서 만나게 합니다. 오르페우스는 세상을 바꿀 노래를 작곡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린 에우리디케는 먹을 것을 찾아 하데스가 만든 지하세계의 탄광으로 내려갑니다. 그러나 하데스가 준 일자리는 그녀에게 익명의 노동자가 될 것을 요구했고, 에우리디케는
서서히 자신을 잊어갑니다.

그녀를 구하러 지하세계로 내려온 오르페우스는 하데스를 자신의 노래로 감동시킵니다. 에우리디케 뿐만 아니라 지하세계의 모든 노동자들을 지상으로 데려올 수 있는 조건을 얻죠. 그가 지상으로 향하기 전, 하데스는 우리가 알고 있던 신화처럼 “에우리디케는 뒤에서 따라와야 한다. 결코 돌아보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러나 홀로 외로운 길을 걷던 오르페우스는 결국 마지막 한 발자국을 내딛는 순간 뒤를 돌아봅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할까? 내가 이렇게 한다고 무슨 차이가 있을까? 걷잡을 수 없는 의심은 ‘중간지옥’에 나를 가두어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듭니다.

비록 에우리디케와 오르페우스는 만나지 못했지만, 공장의 일꾼들은 지상으로 나왔습니다. 그들은 오르페우스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어둠 속에서 서로의 어깨를 잡고 존재를 확인하며 헤쳐나갔죠. 이렇게 <하데스타운>은 이 중간지옥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으로 ‘연대’를 제시하며 한 줄기 희망과 함께 극을 마칩니다.

궁금해집니다. 제우스는 왜 희망을 상자에 함께 담았던 걸까요? ‘희망고문’처럼 재앙 중 하나였을까요, 아니면 모든 것을 구원할 수 있는 자비로운 답이었을까요. <하데스타운>에서 지상으로 무사히 나온 이들을 보고 있으면 저는 후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호기심 가득한 판도라가 마지막에 발견했던 희망의 모습은 연대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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